작성자 : 관리자 2018-03-08조회 : 4437
언제나 당신 곁에 존재하는 폭력과 혐오에 대하여
“중앙대학교 동아리 내 성폭력 사건에 대한 공동체적 반성을 촉구한다.”
2017년 11월 15일, 중앙대학교 한 동아리 내에서 성폭행 피해 사례가 발생하였고 심각한 2차 가해가 이어졌습니다. 사건을 접수받은 지난 1월부터 지금까지도 이 사건은 여전히 아픔으로 남아있습니다.
피해자분의 용기 있는 제보를 응원합니다.
‘작은 용기’는 누구나 낼 수 있는 것이라고, 그리고 이 ‘작은 용기’가 많은 것들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. 그러나 이 ‘작은 용기’를 내기 위해 얼마나 많이 치열한 고민을 해야 했을까요? 얼마나 치열하고 아프게 용기를 내고 있었을까요? 성폭행 사실을 입 밖으로 내기까지, 피해자는 겪어야 하는 무수히 많은 상처들과 무수히 많은 고개들을 넘어 ‘제보’라는 단계에 이를 수 있었습니다. 제보자의 용기는 ‘작은 용기’가 아니라 ‘큰 용기’였습니다. 부당한 상황에 대해 목소리를 내었고 명확한 해결을 요구하기까지 정말 큰 용기를 내주셨습니다. 성평등위원회는 누군가에게 꺼내는 것 조차 어려운 성폭행 사건 이후, 오랜 기간 혼자 싸워왔던 피해자의 용기 있는 제보를 응원합니다.
우리 바로 옆에 있는 사건입니다.
혹자는 이 일이 본인에게 해당하는 일이 아니라는 말로, 혹은 이런 일이 드문 일이라는 말로 사건을 마무리합니다. 그러나 우리는 늘 수많은 폭력에 마주하고, 수많은 혐오에 마주합니다. 비단 특정 동아리만 발생한 문제가 아닙니다. 우리 옆에 너무나 가까이 있는 현실이고, 바꾸어야 할 현실입니다. 목소리를 내지 못한 수많은 학우들이 존재하기도 하고 여러분의 생각보다 가까이에 가해자와 피해자가 존재할 수도 있습니다. ‘이건 그 동아리가 잘못한거야’라는 말로 이 사건을 마무리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. 내가 가입한 동아리에서도, 내가 재학 중이 학과에서도 넓게는 내가 몸 담고 있는 이 사회에서도 우리는 이 사건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.
공동체적 반성과 평등한 중앙대학교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.
본 사건에 대해 성평등위원회는 피해자의 용기 있는 제보를 응원하며 우리 모두의 공동체적 반성을 촉구합니다. 1차 가해 이후, 동아리라는 공동체에서 대응한 행동들은 모두 2차 가해에 해당합니다. 한 마디 말도 피해자에게는 비수가 될 수 있습니다. 피해자는 비난 받아야 할 존재가 아니라 마땅히 존중받아야 할 존재라는 사실을 인지해야 합니다. 공동체 내부에서 발생한 미흡한 공동체적 대응에 대해 깊이 반성하기를 촉구하며, 성평등위원회는 이를 넘어 더 평등한 중앙대학교 사회를 만들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할 것을 학우 여러분께 약속드립니다.
중앙대학교 제 60대 총학생회 성평등위원회